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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

FA 장성호에 관한 진실

1. 왜 장성호인가?

올 프로야구 FA 선수 중 김태균, 이범호를 비롯한 거물을 놔두고 왜 하필 "장성호' 선수인가..하는 물음에는 따로 답할 이유가 있다.

단지, 내가 응원하는 팀 중에 하나인 기아 타이거즈 소속 선수(이젠 아닐 확률이 더 높지만)라기 보다는, 가장 이례적으로 FA를 선언한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성호, 김상훈(이상 기아), 박재홍(SK), 최기문(롯데), 박한이(삼성), 강동우, 김태균, 이범호(이상 한화)

이상 8명의 선수 중 FA 선언이 가장 이례적이기 때문에 장성호가 이 포스트의 주제가 된 것이다.

도대체 왜 장성호는 FA를 신청한 것일까?

2006년 이미 첫번째 FA 자격을 획득, 대박 계약(4년 최대 42억)을 성사했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 FA 선언은 많은 팬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까지 얻고 있으니.. 장성호가 바보가 아닌 이상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그 궁금증을 스스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2. FA 자격을 얻기까지...


장성호는 최근 굉장한(기대치에 비해) 부진에 시달렸다. 때문에 FA 자격요건(1군 등록일수 145일 혹은 전체 경기수의 3분의2 출장)을 갖출지도 사실 상 의문이었다.

부상으로 3차례 2군에 다녀온 장성호는 이미 46일을 빠지는 바람에 1군 등록일수는 채울 수 없었고, 간신히 조범현 감독의 배려로 88경기에 출장하면서(이 출장일수도 올 시즌 전체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혼동이 많았다) FA 자격을 가까스로 획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장성호가 FA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팀은 장성호의 FA 대박을 터뜨려 주려고) 이를 악물고 출장(혹은 출장시켜줬던 것)했던 것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0909042107143&sec_id=510201&pt=nv

링크의 기사 말이에서 볼 수 있듯..

장성호는 다른 욕심은 없지만, 요건은 꼭 채우고 싶다는 내용이 있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장성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고, 팀도 나름대로 그런 점을 감안하여 어떻게든 출장일수를 채우게 배려해준 이유를 엿볼 수 있는 구절이다.

즉, 장성호 본인이 생각해도 FA로 만족스러운 계약을 이끌어낼만한 성적은 못되고.. 그렇다고 기존 계약이 끝나는 마당에 FA 자격마저 못채운다면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되는 것이므로 꼭 요건은 채우고 싶었다..라고 해석할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3. FA 선언

그런데, 왜 장성호는 FA 신청을 하였을까?

원인은 크게 2가지로 생각된다.

첫째, 출장 기회이다.

본업인 1루수로 단 9경기(4경기 선발) 출장, 좌익수로는 55경기(49경기 선발)에 출장하면서 1루 자릴 완전히 최희섭한테 빼앗겼다.

좌익수로도 많은 경기에 출장하진 못했는데, 팀내에서는 나지완에게 기회를 주어야 했고, 장성호 본인의 부상/부진에 따른 공백도 위에서 본 것처럼 적지 않았다.

또한, 본인도 자신은 "꾸준히 출장해야 잘하는 타입'이라며 꾸준하게 출장할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즉, 장성호가 쉽지 않은 FA가 될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신청한 이유는 출장기회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돈이다.

기아는 지금까지 이종범, 최희섭, 서재응 등(서재응은 올해도 혹독한 삭감이 예상된다) 부진했던 선수들에게 이듬해 연봉을 대폭 삭감한 예를 몇 건 보여왔다.

또한, FA 선언이 고깝게보여 결국 다시 기아와 계약했던 이재주도 찬바람만 쐬었을 뿐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장성호 본인도 엄청난 연봉 삭감을 예상 못하진 않았을 것이다.

허나,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고해도.. 본인의 이전 연봉에 기인한 보상금 때문에 실질적인 다른 팀의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므로 돈은 사실 장성호의 FA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본다.

다만, 성적이 저조했을 경우(장성호는 또 2년 연속 부진이라..) 고참이든 신참이든 매서운 칼을 들이댔던 기아 프런트에게 무형의 압박을 조금은 느꼈을 것 같다.



4. 협상 결렬

기아 구단이나 조범현 감독이나 FA 자격 자체를 취득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장성호가 덜컥 FA 신청을 해버리니 뒷통수 맞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안그래도 어마어마한 연봉 삭감 대상자인데(장성호의 올해 성적이 겉으로 보기엔 어느 정도 용납이 되는 수준인지는 몰라도 그의 연봉 5억 5천을 생각한다면 어림도 없는 성적임에 틀림이 없다)

FA까지 신청한 것을 미루어보아 구단에서 단단히 화가났을 것이다. 이에는 기아 프런트도 한몫했다. 선수들을 후하게 대해주지 않는 기아 프런트 특성상(올해 전까지 성적이 워낙 나빴으므로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장성호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어쨌든, 협상은 5분 만에 결렬이 되었다.

기아가 장성호에게 어떤 계약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몰라도 주전 1루수나 좌익수를 보장하진 않았을 것이다(장성호 입장에서도 주전 1루수 보장은 사실 염치가 없다)

아마, 나지완과의 플래툰 최희섭의 백업 1루 자리 정도를 제안했을 거라고 본다.(전적으로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장성호가 무엇 때문에 그리 마음이 상했는지는 몰라도 이 5분 이후.. 기아와 장성호의 사이는 굉장히 멀어진 것이 사실이다.


5. 타 구단과의 협상

다들 알다시피 장성호의 연봉 5억 5천은 타 팀에서 쉽게 데려갈만한 수준이 절대 아니다. 이미 한화에서도 FA 영입은 없다고 못박은 만큼 장성호의 거취는 이미 판가름 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또, 기아에서 보상 선수가 아닌 연봉 450%로 보상을 선택할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FA 보상 규정의 걸림돌 때문에라도 장성호는 메리트가 없는 선수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6. 기아에서의 장성호

CK포가 엄청난 화력을 뽐냈는데도 불구하고 기아 타선은 영 아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장성호의 이탈은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신인급에서 그만한 활약을 해줄 선수가 없을 뿐더러(나지완은 이제 신인급에서 빼자) 트레이드로라도 그만한 자원을 구해오기가 사실상 어렵다.

허나, 장성호의 수비 포지션을 생각했을 때 출장 기회를 무턱대고 보장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7. 결국....

장성호는 기아로 다시 돌아올 확률이 현재로서는 굉장히 높다.

앞서 말했듯, 한화에서도 이미 FA 영입이 없다고 못을 확실히 박았고.. 1루수로서의 장성호가 되었든.. 수비가 평균 이하인 좌익수로서의 장성호가 되었든. 엄청난 보상 규모를 생각하고도 영입할 수 있는 팀은 단연코 없다(한화가 아니라면)

결국.. 기아 구단 의도대로, 다시 칼자루는 기아가 쥐게 되었다..

장성호 입장에서도 본인으로서는 굴욕적인 내용의 기사도 떠돌았고(연봉 규모는 필요 없고, 보상금이 문제라면 자신의 연봉을 낮출 용의도 있다던.)

이제 남은 것은 장성호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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