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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leyball

김재휘 자릴 마련해줘야 하는가?

곧 상무에서 제대 후 현대캐피탈에 복귀할 김재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라서 no.3 센터인 것이지 현대를 제외한 다른팀 어디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고, 이는 2020~2021시즌 후 FA가 되었을 때 반드시 현대를 떠날 것으로 내다보는 근거로 언급되고 있다.

 

현대는 신영석, 최민호라는 두 걸출한 센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는다거나 현대에서 전략적으로 김재휘 자릴 마련해주지 않는한 주전 자리 확보를 위해 팀을 떠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난 김재휘가 과연 저 둘과 동급에 놓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검증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김재휘가 과연 다른 어떤 팀에 가더라도 센터 주전자리(팀 내 2순위까지) 확보가 가능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신영석이야 볼 것도 없을테니 최민호와 비교를 해보자.

 

블로킹 기록부터 보자. 속공은 사실 의미가 있을까 싶다. 둘이 주전으로 같이 뛴 시즌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라..

 

 

19~20 0.7 / 김재휘 군 복무

18~19 최민호 군복무 / 김재휘 0.52(이 시즌이 정규리그 주전 김재휘가 하다가 포스트시즌 때 벤치로 밀려난 시즌)

17~18 최민호 군복무 / 김재휘 0.49

16~17 최민호 0.57 / 김재휘 0.25

15~16 최민호 0.65 / 김재휘 0.04(데뷔 시즌)

 

둘이 묘하게 같이 뛴 시즌이 많이 없는 가운데 그래도 비교를 해보자면 김재휘는 "단 한 시즌도" 최민호를 제꼈다라고 볼 수 있는 시즌이 없다.

 

속공도 마찬가지다. 여기다가는 귀찮아서 안적지만 기록을 찾아보니 최민호가 우위에 있다. 

 

그렇다고 김재휘에게 최민호보다 나은 점이 없는가?하면 그건 아니다. 바로 나이가 어리다는 것. 김재휘가 무려 다섯살이나 어리다. 또한 최민호는 운동능력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 때문에 급격히 기량이 떨어질 수도 있어보인다.

 

 

그럼 이번에는 김재휘가 과연 다른팀에 가서도 쉽사리 주전을 차지할만한 기량인지를 살펴보자.

 

위에 써놨듯 김재휘 커리어 하이 블로킹은 세트당 0.52다. 이 시즌에 김재휘는 센터 중 블로킹 성공 갯수 4위, 세트당 평균 블로킹 8위다.

 

세트당 평균 블로킹 갯수가 이 시즌 리그 센터들 중 8위란 얘기다. 전체 7개팀 중 센터 주전이 두명이니 14명이라고 치면 이 중 8등한거다.

 

14명 중 8등. 중하위권 성적이다. 심지어 김재휘는 이게 커리어 하이다. 아직 20대 후반이고 기량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나름 정점을 찍어본 센터들은 대개 김재휘 나이 전에 정상 언저리 맛을 봤고 김재휘보다 나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김재휘가 세트당 1까진 아니더라도 0.7~8에 가까운 블로킹 갯수를 기록하여 정상급 센터 반열에 오를만한 시즌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블로킹이 순수하게 개인 기록이라고 보기도 사실 어렵고 서브가 강한팀에 소속되어 있다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는면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서브가 강한 팀으로 이적한다면 김재휘 스탯이 좀 나아질 수도 있겠으나 그런것까지 생각하고 팀을 옮길 스타일 같진 않다. 무엇보다 윙 포지션이 부족하고 센터는 남아 도는데도 그 해에 김재휘를 뽑은 건 단순히 1라운드 2픽 이상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1라운드 2픽으로 뽑은 한양대 출신 선수를 현대가 쉽게 놔주려고 할까? 홍민기 같은 프로 선수라곤 볼 여지가 0.1%도 없는 선수도 멀쩡히 놔두는 팀에서?

 

이런 시나리오는 생각해볼 수 있다. 김재휘를 적극적으로 키우려고 최민호를 트레이드하는 것. 실제로 이걸 원하는 팬들도 많다. 나 또한 전력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트레이드 불가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야 최민호가 아니라 그 누구를 팔아도 상관없다.

 

다만, 그게 쉽겠냐는 것이다. 최민호는 트레이드 매물로 쓰기에는 덩어리가 너무 크다. 또한 전광인이 군입대를 하면서 리시브와 수비에 동시에 구멍이 나버렸고, 여전히 막장 상태인 세터 때문에 상대 블로커를 따돌려 줄 수 있는 자원이 다른 어느팀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 그런데 블로킹에 있어서 일가를 이뤘고 현대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최민호를 적으로 상대한다?

 

어떤 카드를 받아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크나큰 실책일 것이다.

 

김재휘를 타팀에서도 FA 나오기만을 바라며 군침을 흘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 입장에서는 신영석과 최민호 나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제대하자마자 거액을 안겨줘버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번 센터로 한두시즌 더 남겨두고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가는 두 명 중 먼저 비게 될 자리로 들어가면 된다.

 

어차피 샐러리캡은 또 늘어날 것이고, 문성민도 올 시즌을 넘길 것 같진 않아보인다.(사실 문성민 나이나 기량으로 팀에서 억대연봉 받으며 남아 있는 것 자체가 민폐다. 뭐 티켓이야 많이 팔리겠지만.) 김재휘에게 거액 주고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전혀 무리가 아니라는 것.

 

문제는 김재휘가 주전 자릴 찾아 다른 팀으로 떠날 마음을 가질 것인가가 관건이다. 글쎄...... 한전이나 KB 같은 팀으로 가면 선수 생명 깎아먹기 딱 좋고, 박진우/김홍정 제끼고 나올 확률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카드는 센터 보기를 돌 같이 하는 팀이기도 하고 워낙 노땅들 선호 사상이 강해서...

 

OK도 박원빈이 군 면제, 손주형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굳이 비싼돈 줘가면서 영입할 이유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뭐 가능성이 없진 않지. 참고로 손주형은 사실상 주전 첫해에 0.49를 찍었다. 적어도 블로킹에 관해서는 김재휘보다 한참 앞서가고 있는 중.

 

대한항공 같은 경우가 진성태/알렉스를 제외하면 좀 걸리긴한다. 둘다 포텐셜은 있으나 주전 경력이 별로 없기 때문인데 다음 시즌 대한항공 성적에 따라 갈릴 것 같다. 만약 우승을 하게된다면 굳이 비싼돈 들여서 영입할 것 같진 않고(모기업 사정도 막장 오브 막장인데), 만약 센터진 약점 때문에 우승을 놓친다면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영입할 생각을 가질 것이다.

 

삼성..흠.. 이 팀은 지금 센터에 쓴 돈이 죄다 부도수표로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또 투자하기가 어렵다. 지태환, 박상하가 돈 값을 했다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기에.(그 먹튀소리 듣고 욕먹는 박상하 지난 시즌 블로킹이 0.64다. 김재휘는 0.6 넘어본적도 없고.) 또 센터 사주세요~하다가는 뭔 소릴 들을런지? 

 

오히려 삼성에 최근 트레이드로 건너간 김시훈이 김재휘와 경쟁하며 뛴 18~19시즌 살짝 나은 스탯을 찍었다(0.54). 참고로 이 시즌 우리카드에서 노땅들 틈바구니에서 눈치밥 먹으며 올린 스탯이 이정도.

 

 

결론

 

김재휘는 생각보다 잘하는 센터라고 볼 수 없다. 

다른팀에 간다고 주전 확보되는 팀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냥 현대에서 FA 대접받고 눌러 앉아 있다가 주전자리 차지하는게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