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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al

비상 상황에서 화폐로 쓰일만한 물건들

보스니아 내전을 겪은 수기를 읽다가 깨닫게 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비상 상황에서 신용가치를 지닌 화폐와 귀금속은 바로 똥값이 된다는 것.


현금을 아예 쓸 수 없을 지경까지 간다면 확실히 문제가 심각해지겠지만, 어느정도 혼란 상황이라면 약간의 현금을 갖고 있다면 그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비상 상황을 상정하고 준비한다는 사람이 집안 금고에 현찰과 귀금속을 몇백 내지는 몇천만원어치씩 준비하는 것은 미친짓임을 알 수 있었다.


BOB(Bug out Bag)내지는 생존배낭 준비한다고 그 안에 각종 통장에, 보험 증권에, 인감증명에, 도장에 좌우지간 본인의 재산을 증명해줄 수 있거나 증명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쳐박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발 정신 좀 차리길 바란다. 뭐 이런 변방의 포스트를 보고 정신차릴 것 같진 않지만.


문제는 비상 상황에서 "신용"은 그야말로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금값이 금값인 이유는 우리가 금이라면 환장하는 귀금속 매니아여서가 아니라, 금이 전자제품을 포함해서 산업 전반에 엄청나게 많이 쓰이는(조금씩 엄청나게 많이) 금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고 공장이 멈추는 사태까지 벌어지면 그깟 금 따위가 되는 것이다.



고로, 서바이벌 상황에서 우리가 비축해둬야 할 물건 중에 가장 중요한것은...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준비하지는 못하는 만큼 부피가 작으면서 반드시 삶에 필요한 그런 물품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보고 몇가지 골라봤다.



1. 비상약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소염/해열/진통제로 쓰이는 부루펜이나 타이레놀에 욕심 좀 부린다면 아스피린까지 넉넉히 준비해둬야 한다. 값도 싼 만큼 유통기한 지난 후 폐기해도 속쓰림이 덜하다.


특히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어린이가 집에 있다면 시럽으로도 충분히 비축해두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복합 마데카솔이나 후시딘 같은 상처를 낫게하고 염증은 방지해주는 연고, 붕대, 반창고, 요오드팅크(빨간약) 등은 이미 각종 내전 상황에서 민간인들 사이에서도 비싼값에 거래되는 물품이었던 바, 물물거래 시 부피가 작아 화폐로도 충분히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 멀티비타민 또는 각종 영양제


비상 상황에서 풍족하게 먹을 수 없으니 금방 영양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것(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등)은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우주선에도 엄청난 양의 비타민이 탑재되고, 핵전쟁을 대비한 시설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바로 멀티비타민이다.


유통기한도 길고, 500ml 정도의 사이즈라면 성인이 6개월은 먹을 수 있는 양을 보관할 수 있다. 부피가 워낙 작다보니 비상 상황에서 몇 알씩 거래하는데 쓰일 수도 있을 것이다.



3. 양초


밤에 잠만 잘수는 없는 노릇인데, 전기는 안들어온다? 그렇다면 양초가 답이다. 부피가 큰 양초 말고, 작은 사이즈의 티라이트 캔들은 8시간을 버티지만 크기는 매우 작은편이다. 50개들이 한상자라고 해봤자 라면 5개팩 반절 정도밖에 안한다. 허나 50개라면 야간에 작은방 하나를 최소 50일은 아쉬운대로 밝힐 수 있는 양이다. 여기에 흔히볼 수 있는 싸구려 라이터도 가능한 챙겨두면 좋다. 양초만 있다고 불을 켤 수는 없지 않다. 다만, 파이어스틸은 라이터가 충분한 경우 큰 쓸모가 없으므로 최후를 대비한 용도로 적당량을 갖고 있으면 충분할듯.


참고로 파이어스틸은 평소에 불 붙이는 연습을 좀 해봐야한다. 


정글의 법칙보면 드럽게 불 붙이는데 오래걸리던데... 농담이 아니라 나같이 운동신경이나 요령이 부족한 인간도 파이어스틸 갖고 종이에 불 붙이는데 1~2분도 안걸린듯.


요령을 알려주자면... 긁개로 먼저 파이어스틸을 좀 긁어서 가루를 낸다(이때 불꽃이 일지 않도록 살살 긁는게 핵심). 이 가루를 바닥에 절대 흘리지 말고 틴더(불쏘시개) 위에 올려둔 다음 본격적으로 강하게 파이어스틸을 긁어서 불꽃을 내면된다. 한마디로 먼저 긁어서 올려둔 가루(마그네슘)가 연료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개뿔 이런거 다 필요 없고 걍 붙이고 싶으면 긁으면 된다. 그래도 충분히 되긴 된다.



4. 비닐봉지


무엇을 담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훼손을 조심한 상태라면 약간의 방수 또한 가능하다. 사용하지 않은 새것 상태는 부피도 작아 보관도 용이하다. 롤 형태로 되어 있는 크린백, 그밖의 지퍼락백이나 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상점에 걸려 있는) 검은 봉지다발을 두어묶음 준비해두면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5. 파라코드 내지는 다이니마 합사를 비롯한 각종 끈/로프


여러 가지 용도에 쓸 수 있다. 넉넉히 준비해둘 것. 하다못해 노끈이라도 있으면 쓸 일이 생기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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